책 "착한 아이 버리기" 초등학생 때 건강한 정체성을 만들어야...

2023. 8. 14. 17:03카테고리 없음

책 "착한 아이 버리기"

초등학생 때 건강한 정체성을 만들어야...

<출처> 책식주의 YouTube

친구들과 분식집에 간 유영이는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친구들에게 티 내지 않습니다.

"난 아무거나 너네 먹고 싶은 거 먹어."

지영이는 친구가

"야, 넌 그런 것도 모르냐?"

이런 무시하는 말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척 '헤헤'

웃어넘깁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정체성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정체성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결정할 때

결정적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건강한 정체성은

아이를 지켜주는 든든한 갑옷이죠.

31년 동안 초등학생 아이들의

담임을 맡으며

아이들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수없이 접했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한 정체성을 만들 수 있게

부모와 교사는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네가 좋아하는 노래가 듣고 싶어.

정체성은 초등학교 때 절반 넘게 형성됩니다.

이 시기에 어떤 정체성을 만드는지가

매우 중요하죠.

이때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게 하는 것입니다.

어느 흐린 날의 점심시간이었습니다.

날씨가 안 좋아서

아이들이 일찍 들어왔습니다.

전 당번인 유영이에게 물었습니다.

"유영이는 무슨 노래 좋아하니?"

"네? 노래... 요?"

"유영이가 좋아하는 노랠 틀어

친구들과 같이 들어보려고"

"지금요?"

유영이는

선뜻 노래 제목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주변 친구들 눈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유영이를 데리고

잠시 복도로 나갔습니다.

지금 유영이 마음속에는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 것 같은데?

"네, 있기는 한데요...

그 노래를 애들이 모를 수도 있으니까..."

이 시기 아이들은

주변의 반응과 평가에 민감합니다.

타인에게 안 좋게 비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자신의 취향이나 욕망을 감추려고 하죠.

주변의 눈치를 보는 아이는

수동적인 아이가 되고

타인의 욕망을 쫓게 됩니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자신의 욕망을 마주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양보를 잘 해주고

화도 내지 않으니

"착한 아이"란 말을 많이 듣습니다.

"착하다"라는 말은 얼핏 좋은 말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착한 아이 주변에는

착하지 않은 아이들이 모여들고,

자율성이 없는 어른으로

자랄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부모가 보기엔 아직 아기라

아이와 선택과 결정에

자꾸 개입하게 됩니다.

아이가

혼자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을

어려워할 때

엄마 아빠가 나서서 정해주지 말고

슬쩍 등을 밀어주면 어떨까요?

"네가 좋아하는 노래가 듣고 싶어.

친구들이 좋아하는 노래 말고."

착한 언니가 아니어도 괜찮아.

4학년 지영이에겐

1학년 동생 선영이가 있습니다.

지영이는 선영이의

등하교부터 알림장 확인

숙제 검사까지 모든 걸 도맡습니다.

엄마처럼 동생을 살갑게 챙기는 언니와

언니를 따르는 동생

더할 나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아이들이

쭉 자라도 괜찮을까요?

어느 날

두 자매가 우산을 쓰고

걷는 것을 보았습니다.

선영이가 우산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자

지영이는 동생에게 우산을 내어주고

비를 맞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복도에서 지영이를 마주쳤습니다.

"어제 동생 우산 씌워주느라 힘들었지?"

"아뇨, 괜찮아요."

"동생 챙기면서 어떤 게 힘드니?"

"안내장을 파일에 안 끼워서

막 찢어질 때가 있어요."

"그럼 앞으로 선생님이 안내장을

파일에 끼우라고 할게."

그날부터 지영이가

말한 것을 선영이가 제대로 하는지

확인했습니다.

산만하긴 했지만 몇 번 주의를 주자

곧 고쳐졌습니다.

투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행동을 고칠 수 있는 아이도

누가 챙겨주면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의지하는 게 더 쉽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지영이에게 하는

'듬직하다.' '속 깊다.'라는 칭찬도

문제였습니다.

아이들은 칭찬을 받기 위해

그런 면을 더 강화하려 합니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아이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동생과는 별개로 존중받고 싶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착한 언니, 형에 머무는 것에 만족하니까요.

저는 지영이에게 있는

'착한 언니'의 정체성을 깨주기 위해

지영이 어머니에게 상담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상담 끝에

몇 가지 원칙을 정했습니다.

형제 관계는 어느 한쪽이

희생하게 해선 안 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다툴 때

그 과정에서 건강한 정체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말 똑똑한 아이는 잘 듣는다.

저는 가끔 끝까지 잘 들어야 하는 문제를

아이들에게 내곤 합니다.

"곤충입니다.

노란색, 하얀색, 예쁜 날개가 있지요.

주로 낮에 벌과 함께 꽃에 많이 날아와요.

정답은 두 글자인데요.

책 13쪽의 맨 위 오른쪽

구석에 답을 쓰세요."

정답이 '나비'인 걸 아이들은 다 알지만

정답을 쓰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책 13쪽의 맨 위 오른쪽 구석에

란 말까지 듣지 못합니다.

정답을 제대로 쓴 아이는

15명 중 세 명뿐입니다.

똑똑하다는 건

아는 게 많은 게 아니라

'잘 듣는 것'이란다.

아이들은

문제를 계속 틀리는 경험을 하면서

어쩌면 자기가

덤벙거리는 편일 수 있겠단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을 깨닫는 순간,

정체성이 만들어지죠.

사실, 말을 끝까지 안 듣는 아이는

가정에서 만들어집니다.

부모가 단답형이나 지시형, 명령조로 말하면

아이는 마음이 급해지고

끝까지 듣지 못하는 아이가 되죠.

저는 학기 초에 이런 아이들에게

천천히 해도 선생님은

너를 혼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시간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 충분히 생각할

여유를 갖게 됩니다.

부모님들에게도 다시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끝까지 잘 듣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 역시 아이를 보채지 않고

아이의 말을

끝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31년 차 초등 교사의 정체성 수업 일지

'착한 아이 버리기'

이 책을 지원받거나

제작비를 지원받지 않았으나,

유튜버 책식주의님의 컨텐츠를

활용하게 됐습니다.

좋은 책 내용이 많습니다.

<출처> 책식주의 YouTube